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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이야기] 9. 전남 완도군 청산도_ 느림은 행복이다. 청산도 슬로길

전남 기사입력 2018년06월01일 13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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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마을을 통과하는 슬로길 코스는 더욱 탐방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청산도 전체를 아우르며 걷는 트레킹 코스는 지역주민들의 마을간 이동로로 이용되던 길로써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하여 ‘슬로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주제로 매년 4월 한 달간 유채와 청보리 물결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청산도 슬로우걷기 축제는 대표 봄 축제로 명성이 자자하다. 
 
청산도 슬로길을 탐방하기 전에는 먼저 슬로길에 대한 몇 가지 지켜야 될 원칙과 이해가 필요하다. 슬로길을 걷기 전에는 먼저 옛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불편함을 여유로 승화시킨 청산도의 느린 삶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또한 느림의 풍경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한 자연보호는 당연하고 마을주민들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나 큰소리도 삼가야한다.

슬로길을 걷기 전, 몇 가지의 원칙을 숙지하고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자세로 주민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걷다보면 또 하나의 고향, 청산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청산도의 모든 명소와 절경은 모두 슬로길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다. 그중 청산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유적들은 3코스인 ‘고인돌길’에 있다. 청산도 최고의 천혜전망대인 범바위는 5코스인 ‘범바위길’에 있고, 청산도 사람들의 남다른 근면성을 보여주는 구들장논은 6코스에서 만날 수 있다. 등록문화재 제279호로 지정된 상서마을의 돌담길과 청산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흥해변에는 7코스가 거쳐간다. 그리고 진산몽돌해변은 8코스, 청산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리해변은 10코스에 있다.
 
청산도의 슬로길이 유명한 이유는 슬로길 100리 안에 이야기를 담은 여러 풍경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청산도의 슬로길 위에는 서편제, 봄의 왈츠, 여인의 향기 등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 장소였던 명소와 더불어 고인돌과 하마비, 범바위, 느림보 우체통, 등 다양한 명품자원들이 가득하다.
 
청산도 당리 언덕의 돌담길은 ‘서편제’에서 떠돌이 소리꾼 유봉이가 두 남매와 함께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덩실덩실 춤추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이다. 이 길은 5분 30초간의 롱테이크로 촬영된 영화의 명장면이자 청산도의 알려진 명소이다.

어디선가 아리랑 판소리가 흥겹게 흘러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돌담과 어우러진 돌모양의 스피커가 곳곳에 설치된 것이 인상적이다. 당리마을 언덕에는 KBS2TV 드라마 봄의 왈츠가 촬영된 언덕 위의 하얀 집도 자리하고 있다. 세트장을 배경으로 노란 유채와 초록색의 보리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같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락포구의 전경도 일품이다.
 
청산도 슬로길 위에서는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한곳에 시선이 머무르고 그렇게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 여행의 가장 큰 일상이 된다. 그래서 청산도의 슬로길은 걸음걸음 사람들의 발길 닿는 곳, 눈길 닿는 곳마다 추억이 된다.

청산도에서만 흐르는 이 느린 시간의 개념은 삶과 죽음에도 적용된다. 청산도 상서마을에는 독특한 장례문화인 초분이 있다. 초분은 우리나라 전통 장례문화로 시신을 땅에 바로 묻지 않고 관을 땅위에 올려놓은 뒤 짚이나 풀 등으로 엮은 이엉을 덮어두었다가 2~3년 후 뼈를 골라 땅에 묻는 방식이다.

초분에는 여러 유래가 있다. 상주가 바다에 나가 장례를 치를 수 없다거나 자식이 부모를 더 곁에 모시기 위한 것 또는 뼈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등 초분에 관한 유래와 이야기는 많이 전해진다. 아직도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초분을 하면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고, 후손들에게도 좋은 일만 생길 것이라 믿고 계신다고 한다. 초분은 죽음 뒤의 시간조차도 잡아두어 느리게 흘려보내고 있다.
 
청산도의 푸른 산과 바다를 조망하기 위해 범바위로 향했다. 청산도가 한눈에 보이는 범바위는 작은 돌들이 모여 큰 바위를 이루는 바위산으로 이곳에서는 다도해를 앞마당으로 품고 온통 푸른 하늘과 마다 산의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다. 범바위는 태풍이 불어 닥칠 때 바위 사이사이 틈새에 울리는 공명소리가 마치 범이 우는 것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범바위 전망대로 올라서면 이국적인 풍경의 전망대와 함께 앞에는 빨간 우체통이 놓여있다. 이 느림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1년 후 배달이 되는데 느리게 전해지는 만큼 감동적인 편지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범바위에는 청산도에 살고 있던 호랑이가 범바위를 향해 울자 더 크게 포효하는 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와 겁을 먹고 바다를 헤엄쳐 도망갔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범바위의 생긴 모습처럼 이곳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 주변은 자성이 강해 나침반이 빙글빙글 돌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뿐더러 실제 이 범바위 앞에서는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기도 한다. 또 범바위 주변의 두 섬이 삼각형을 이루는 안쪽에는 자력이 작용하여 이곳을 항해하는 어부들은 아예 나침반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청산도는 역사적 기록으로 임진왜란 직후에 사람이 들어온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문화재인 고인돌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독배기’라 부르는 고인돌은 읍리를 지나는 곳에 위치해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무덤으로 이곳 청산도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고인돌 옆에는 높이 1m에 폭은 약 80cm에 이르는 하마비라는 돌이 세워져 있는데 돌의 뒷면에는 음각으로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이는 민속신앙과 불교가 하나로 어우러진 형태로 이 하마비 옆을 지날 때는 아무리 지체가 높은 사람이라도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다고 전해진다.
청산도의 기운은 몸과 마음을 푸르게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가 청산도는 인생의 번뇌와 괴로움을 모두 잊고 청산하는 곳이라 한다. 느린 시간 속에서 천천히 길을 걷다보면 마음의 짐 하나를 버리러 왔다가 영원히 기억될 추억 열 개를 얻어가게 된다. 진정한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청산도 탐방은 걸었던 걸음 수 만큼 이나 많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 위 콘텐츠는 (주)데코디자인그룹이 제작하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2014년도에 발간한 책자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탐방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자에 담긴 보석같이 찬란한 자연자원에 숨겨진 이야기와 자연을 지키며 살아가는 주민과 탐방객들의 상생 이야기는 진정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본격적인 여행철을 맞이하여 광주전남닷컴에서는 ‘보석보다 찬란한 명품마을 이야기’ 책자에 실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다섯가지 섬과 명품마을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전남 섬이 지니고 있는 매력과 가치를 소개하려합니다. 지쳐있는 도시인들의 힐링을 위해 준비한 연재기사,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명품마을 이야기에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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